카테고리 없음

'나'가 있는 이유_[너]

책 읽는 그대 2025. 4. 16. 02:22

다니카와 순타로 글, 초 신타 그림, 엄혜숙 옮김, 한림출판사, 2013

 

 

'나'라고 말하는 내가 있는 이유

 일본의 국민시인 다니카와 순타로의 [너]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잠시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고 마음속으로 답을 해보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슴없이 '나'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나'로 살기 위해서는 상대인 '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속에 표현된 '너'

'오래전에 나는 

엄마 배 속에 있었어.

 

하지만 지금 나는 나

엄마는 엄마

너라고 부르지 않아도 

엄마도 너의 하나

 

아빠도 너의 하나

오빠도 동생도

 

돌아가신 할머니도

너의 하나

 

너 가득 있는 너'

 

 아기가 자궁속에 있는 그림과 함께 이렇게 시작된 글은 '혼자 있을 때도나의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너'가 가득 있어'라고 말한다.  '사람만이 너가 아니야. 나무도 풀도 동물도 물고기도 모두 '너' 나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 많은 '너'와 만나 나는 내가 되니까'라는 글을 통해 나와 관계 짓는 모든 것,  자연까지도 '너'라고 말하며 나에게 소중한 너를 떠올리게 만든다. 

 

 

나와 너의 수

 언제인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이 교실에 나는 몇 명일까요?"

 아이들은 모두다 손을 높이 들고 '한 명'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손을 들어보라고 하니 전체가 다 들었고, 그 수를 세어 보게 했다. 그럼 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이들이 말한 한 명이 아닌 것이 되고 말았다. 그럼 '너'는 몇 명인지 물으니 모두 자기를 빼고 답하다가 재미있어 웃음바다가 됐다. '나'를 빼려던 아이들은 친구가 '나'를 '너'로 부른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결국 '나'와 '너'는 동수인 셈이다. 

 

 

모두가 소중한 세상

 이 글을 시작할 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모두 나라고 대답한다면 이 세상에는 이타심이 없는 메마른 곳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모두 나를 소중히 여기듯 내가 '너'라고 부르는 많은 것들도 '나'일 테니 함께 소중히 여기자고 했다. 한 아이가 너무 깊이 있는 글이라고 했다. 모두 '나'이면서 '너'인 세상 함께 잘 살아가 보자. 

 

어른, 아이 모두에게 추천하며

이 책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함께 읽어야 될 책이다. 말 한마디로도, 짧은 한 문장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고 배움을 얻을 수 있다. 그림책이고 글밥이 적다고 해서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생 책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족과 또는 친구들과 이 책을 함께 보고 한번쯤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며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너]를 적어본다. 

 

 

<너>

 

너는 / 누구? /

나는 아닌 / 너 / 저 사람이 아닌 / 너 / 또 하나의 사람 /

나와 같은  / 귀를 갖고 / 나와는 다른 소리를  / 듣는 사람 /

그렇지만 / 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 나는 없다 /

너와 / 말을 주고 받지 않았더라며 / 나의 말은 / 덧없이 / 하늘로 사라진다 /

너는 누구? / 가 버린 뒤에도 / 나의 마음에 / 있는 사람 /

--중략-- 

나와 조금도 닮지 않은 / 얼굴을 하고 / 나와는 다른 /구두를 신고 /

나는 꾸지 않은 / 꿈을 꾸는 사람 / 나는 아닌 / 너 /

예를 들어 따로 떨어진 길을 / 걷는다고 해도 /

내일 / 나는 / 너를 / 만나고 싶다

/너는 /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