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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짝꿍_[나]

책 읽는 그대 2025. 4. 17. 01:14

다니카와 순타로 글, 초 신타 그림, 엄혜숙 옮김 한림출판사, 2011

 

 

나는 누구?

  [나]는 다니카와 순타로의 또 다른 책 [너]와 함께 보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나눌 수 있다. 

  2024년 11월,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다니카와 순타로는 집필에 있어 "인간 사회 속 개인이 아닌, 우주 속에 살아있는 자신으로서의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 이 책 [나] 역시 '우주인이 보는 나'까지 그려내고 있다. 우주인이 보는 나는 지구인이다. 지구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있을까.

 

 

 

관계 속에서 보이는 나

 이 책은 '나 / 남자 아이가 보면 여자아이'로 시작한다. 책의 구성은 왼쪽 대부분의 페이지에 유리라는 이름을 가진 '나'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은 '나'를 바라보는 세상 속의 많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아기, 오빠, 엄마, 아빠, 할머니, 삼촌, 선생님, 이웃 아주머니 등이 나를 바라볼 때 그 호칭이 다 달라진다.

 

 글의 끝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누구?/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끝난다. 이 부분에서 내가 작고 보잘 것 없는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하다.  작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전체를 이루고 모두 함께 한 사회 안에서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나와 관계를 짓는 세상의 많은 '너'와 함께하는 삶이 중요함을 느끼작고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이 나와 나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를 중앙에 두고 위에는 기린, 아래는 개미를 그려놓고는, '기린이 보면 작고, 개미가 보면 거인'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문득,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폴란드 작가)의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라는 그림책이 떠올랐다. 같은 사물도 보는 이의 시선에 따라 다름을 말하고 있는 그 책과 같은 느낌이랄까.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세상을 알아기게 만든다고나 할까. 

 

 

 

내 안에서 나 찾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를 사랑하기'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너'를 배제하고 '나'만 생각하라는 말은 아니다. 자신의 현재를 인정하고, 때때로 낙담할 상황에서도 "부족해도 괜찮아, 못할 수도 있지."하며 나 스스로를 도닥일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그래야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도 세상의 모든 '나'는 세상의 모든 '너'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