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도서

『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 – KBS 김가람 PD의 기후 위기 르포

책 읽는 그대 2025. 5. 29. 18:58
저자 김가람 ㅣ 알에이치코리아 ㅣ2025.04.30.

 

“내가 버린 티셔츠는 어디로 갔을까?”
“내가 남긴 음식물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탐사는 곧 우리가 외면하고 있던 지구의 진실을 마주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는 지구』는 KBS <환경스페셜>을 제작한 김가람 PD가 기후 위기의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기록한 르포르타주입니다.


📚 책 소개

이 책은 평범한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됩니다. 옷더미를 먹고 있는 소. 그것은 해프닝이 아니라, 가나 중고의류 시장 근처에서 실제로 촬영된 장면이었습니다. 김가람 PD는 문득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옷더미 속에 내가 입고 버린 티셔츠가 섞여 있지는 않을까?”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그는 카메라를 들고 지구 곳곳으로 향합니다. 가나, 인도네시아, 멕시코, 콩고민주공화국... 그리고 마침내 우리 모두가 공범이 되어 있는 기묘한 세계를 드러냅니다. 그곳은 우리가 너무 많이 쓰고, 너무 많이 버리는 바람에 누군가는 굶주리고 병들며 고통받는 곳입니다.


🌏 주요 내용 요약

1.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 헌옷은 재활용되지 않고, 아프리카로 수출되어 다시 버려지거나 소각됩니다.
  • 159만 원짜리 패딩이 판매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태워집니다.
  • ‘친환경’이라 믿었던 ‘에코 레더’나 ‘플리스’도 사실은 석유 기반 합성 섬유입니다.

2. 먹다 버릴 지구는 없다

  • 유럽에서는 매일 제빵류의 16%가 버려지고,
  • 그 이면에는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 음식의 낭비는 탄소 배출과도 직결됩니다.

3. 결코 평등하지 않은 세계

  • 기후위기의 책임은 모두에게 있지 않습니다.
  • 유명인의 전용기 이동이 일반인의 연간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불균형,
  • 코발트를 채굴하는 어린아이들, 약자에게 집중되는 기후 피해...

4. 우리가 침묵한 사이, 지구는 조용히 무너진다

  • 기후 변화는 북극곰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식탁, 건강, 경제 문제입니다.
  •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습니다.
  • 지금처럼 탄소를 배출하면, 세기말에는 해안도시가 침수되고 GDP의 20% 자산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 독자가 따라할 수 있는 실천법

  1. 버리기 전에 생각하기
    “이 물건은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을 생활화하세요.
  2. 고쳐 쓰기, 오래 쓰기
    고쳐 쓰는 기쁨을 알아가면,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구는 자연히 줄어듭니다.
  3. 녹색 소비 팬심 갖기
    아이돌을 좋아하듯, 환경에 팬심을 가져보세요. 기업과 지도자들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따릅니다.
  4. 진짜 친환경 살피기
    ‘에코’라는 단어에 속지 마세요. 성분표를 확인하고, 석유 기반 제품을 줄이세요.
  5. 공동의 과제라는 인식
    기후위기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두가 참여해야만 해결 가능한 ‘조별과제’입니다.

✨ 인상 깊은 문장 3가지

“기온이 2℃, 더 나아가 4℃ 상승한들 인류는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천천히 고통을 느끼고 비용을 치르며 오래오래 살 것이다.”

“쓰레기의 행선지는 상상의 영역에 존재한다.”

“지구는 앞으로도 몇억 년이고 지속 가능하다. 우리의 안온한 삶만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이다.”


🧡 따듯한 감상

이 책은 “기후 위기”라는 단어에 무감각해진 우리를 일깨우는 강렬한 경고음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변화는 가능하다’고 조용히, 그리고 힘 있게 말합니다. ‘기후 위기 르포’라는 다소 무거운 표현이지만, 책을 읽는 내내 현실과 생활이 맞닿아 있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풀처럼 옷을 먹고 있는 소가 있는 현실, 코발트를 캐는 아이들, 버려지는 음식과 쓰레기로 숨쉬기 어려운 도시들... 우리는 이런 비현실적인 광경 속에 살고 있습니다.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책을 덮으며, 제 머릿속엔 이런 말이 맴돌았습니다.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행동하자.”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걸 이 책은 분명히 알려주고 있어요.

오늘 우리가 말하지 않으면, 내일은 말할 지구가 없을 수도 있어요. 말할 지구가 사라진다면, 그 안에 존재하는 우리의 감정, 기억, 삶의 가능성 모두 함께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이 책은 무섭지만, 그래서 더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1. 『나는 선량한 기후파괴자입니다』 – 토마스 브루더만

"문제는 행동하지 않는 나 자신이다."
기후위기를 알고 있음에도 실천하지 않는 우리의 ‘변명’을 해부합니다.
합리화, 무력감, 무관심… 그 뒤에 숨은 심리를 파헤치며 ‘일상에서 바꾸는 실천’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 관련 포스팅이 이 블로그에 있어요. 


📘 2. 『플래닛 아쿠아』 – 제러미 리프킨

"물은 새로운 시대의 권력이다."
‘기후’의 핵심을 물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이에요.
지구를 ‘물의 행성’으로 정의하며, 수생태와 문명 전환의 실마리를 풀어줍니다.

→ 기후 위기의 거시적 구조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3. 『지구를 살리는 기후 리더십 수업』 – 조너선 포리어

"기후 위기는 리더십의 위기다."
청소년과 어른 모두를 위한 기후 시민 교육서예요.
지역에서, 일상에서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 교육자, 부모님, 활동가에게 특히 유용해요.


📕 4. 『초록 감각』 – 캐시 윌리스

"자연을 보는 감각, 우리는 잃어버렸다."
과학자가 풀어낸 자연과 식물, 그리고 생태계의 연결 고리.
기후 위기를 ‘숲의 감각’으로 되살리는 치유의 언어가 가득한 책입니다.

→ 감성적인 접근을 원하는 독자에게 강력 추천!


📓 5. 『불편한 편의점 2』 – 김호연 (소설)

"소설이지만 기후 감수성도 담고 있다."
전작에 이어 등장인물들의 일상 속에서도 환경에 대한 자각과 실천이 그려집니다.
기후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에요.

→ 환경 문제에 입문하고 싶은 독자에게 부담 없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