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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_[진짜 나무가 된다면]

by 책 읽는 그대 2025. 4. 22.

김진철 글·그림, 비룡소, 2010년 5월

봄의 나무를 바라보며

 완연한 봄이다. 길을 걸어갈 때도,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릴 때에도 좌우로 펼쳐진 봄의 향연에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나무라고 모두 같은 색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봄이라 싹눈을 띄워 나오는 연초록 새싹들을 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 예쁜 잎들이 모양과 색감이 다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봄을 누릴 수 있다는 게 큰 기쁨이다.  문득 오래 전 읽었던 책 [진짜 나무가 된다면]이 이 봄과 너무도 잘 어울려서 소개해 볼까 한다.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이 책은 2010년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황금도깨비상은 1992년에 비룡소가 국내 어린이들의 정서와 감성을 존중하는 좋은 그림책, 동화책을 공모하여 우수작품을 시상하는 국내 어린이 문학계 최초의 문학상입니다. 김진철(미술분야 활동가, 소설가)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진짜 나무가 된다면]은 아름다운 그림과 '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이라는 반복되는 글로 읽는 이로 하여금 노래하는 듯 리듬을 느끼게 하고, 소리내서 흔들며 읽게 만드는 그림책이다.

 

새싹의  꿈

이 이야기는 씨앗에서 태어난 새싹이 자신이 무엇이 될까 생각하는며 나무가 되면 좋겠다는 꿈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무를 꿈꾸는 새싹

 

 

나는 씨앗에서 방금 태어난 새싹이야.

나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잘 몰라.

그냥 이대로 작고 여린 풀잎일지,

아니면 씩씩하고 튼튼한 나무일지 말이야.

 

내가 나무가 된다면,

진짜 나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작 페이지 글)

 

 

  꿈 꾸는 큰 나무가 된다면 외로운 사슴에게 어깨를 내어주고, 꼬물꼬물 애벌레가 간질이면 나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질 거라는 이야기에서는 따듯하면서도 익살스런 장난꾸러기 아이를 보는 느낌이 든다. 봄에는 세상을 온통 꽃향기로 가득하게 만들고, 비를 피해 달려오는 아이들이 넘어지지 않게 뿌리를 땅속 깊이 감춰 둔다는 부분에서는 크고 든든한 나무의 배려를 배울 수 있다. 나무가 된다면 아이들이 한꺼번에 놀러와도 비좁지 않은 커다란 그늘을 만들고, 두 팔을 벌려 나무 친구들과 어깨동무하며 멋진 숲을 만들고 싶어한다. 

 

 새싹은 큰 나무가 되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살아내며 사슴과 새와 애벌레와 아이들, 그리고 별님과의 만남을 상상한다. 탐스러운 열매를 맺어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귀뚜라미와 반딧불이의 공연에 단풍을 말려 떨어뜨려 바스락 바스락 재미있는 소리로 멋진 공연을 함께하는 상상을 한다. 너무 바쁘게 살아낸 뒤 겨울에는 한 번쯤은 쉬고 싶을  때가 있을 테니까 흰 눈을 덮고 잠시 사라질 거라고 한다. 

 

 

펼쳐지는 그림(커다란 나무)과 크기가 다른 글자

 

 

 

펼쳐지는 그림(땅 속 뿌리와 생물)

 

 

펼쳐지는 그림(숲을 이룬 나무들)

 

 

우리들의 꿈을 이야기해요

 [진짜 나무가 된다면] 어른이 봐도 기분 좋은 책이다. 새싹의 상상으로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며 새싹의 꿈을 통해서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나의 꿈, 그리고 아이들의 꿈을 이야기 자연스럽게 알아가면 좋겠다.  글자의 크기를 달리하고 반복적인 이야기로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펼쳐지는 책이라 아이들이 더 흥미를 가지고 본다. 천천히 조급할 것 없이 오래 보고 오래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새싹이 숲을 이루는 원대한 꿈을 가졌듯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큰 꿈을 가지고 소중히 키워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