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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완성, 죽음_[죽음은 돌아가는 것]

by 책 읽는 그대 2025. 4. 19.

다니카와 슌타로 글, 가루베 메구미 그림, 최진선 옮김 너머학교, 2017.08.15.

 

 

이별의 무게

 

 이 책 [죽음은 돌아가는 것]은 너머학교의 생각 그림책 중 하나이다.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는 무서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의 마음은 누구나 슬플 것이다. 나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죽음은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그 무게를 견뎌내기 힘들다.

 

 사회초년생일 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가족의 죽음을 처음 맞이해서인지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한동안 아무런 의욕도 없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부모님을 보내드리며 조금은 더 성숙해진 듯하다.  인간 삶의 완성은 죽음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영혼이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믿음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이 책을 쓴 이유

 이야기가 끝나면 <함께 생각해 봐요>라는 글에서   다니카와 슌타로가 초등학교 6학년 여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을 생각하며 이 글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할아버지와 인사하고 오라는 어머니 말에 혼자 할아버지가 누워계신 방에 들어가 얼굴 위에 흰 천을 걷어 올리고 할아버지 이마에 손을 대어 보고 놀랄 정도로 차가웠고 무서워져서 다른 식구들이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고 한다.

 

 다니카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것을 손으로 만져본 듯한 느낌이었다며 책과 영화에서 마주한 죽음과는 완전히 달랐다고 말한다.  다니카와 슌타로는  세상 떠난 세상 떠난 부모님이 가까이 있는 듯느껴진다고 했다. 세상 떠난 친한 친구를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낀 적이 있다는 사람이 많다며 이책을 쓴 이유를 죽음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썼다고 말한다. 

 

 <함께 생각해 봐요>

 '죽으면 다시 만나지 못하는 걸까요?'

--전략--

  몸이 죽으면 그것으로 정말 인간은 끝나는 걸까? 아니면 몸이 사라진 뒤에도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이 게속 존재하는 걸까? 머리로 생각해서는 결코 그 답을 찾을 수 없는 물음 같다. '믿는다는 것'을 통해서나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

다니카와 슌타로

 

 

 

이야기 들여다 보기

 

이야기 시작 페이지

 

 

 

 책에 그려진 장례문화는 우리나라와 많이 흡사하다. '장례식에 많은 사람이와서 울기도 하고 즐거운 듯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즐겁게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았어.'라고 써내려간다. '장례식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재가 되었어. 할아버지는 이제 계시지 않아. 하지만 안 계신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할아버진느 여기에 안 계시지만, 어딘가 계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라며  어디 계신지 질문하고 찾아보는 이야기이다.

 

 

일본에서는 대부분 화장을 하며, 화장한 유골은 유족 두 사람이 젓가락으로 마주 잡고 일일이 수습, 특별한 항아리에 담아 모신다.

 

 

 

 할아버지는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말을 믿지 않는 아이에게 엄마는 "네 마음속에 계시지 않니?"하고 말하는데 아이는 살아 계실 때처럼 말할 수도 없고 껴안아 주지도 못하는데 정말 계실지 궁금해 한다. 죽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무녀의 이야기도 나온다. 영혼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냄새도 안나는데 어떻게 영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지 질문다가 중력도 전파도사람의 마음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죽은 뒤의 셰계는?

 

살아 있는 우리들은 

죽은 뒤의 일을 이렇게 저렇게 상상하지만

실제로 어떤지는 아무도 몰라.

그래서 죽는 게 두려운 거야.

하지만 만약 몸이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걸 믿는다면,

그때에도 '나'라는 영혼으로 계속 살아 있다면,

죽은 뒤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해져. 

 

 

그림책 마지막 페이지

 

 

죽음은 돌아가는 것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참살이(Well-being 웰빙)를 위해 죽음을 배우기( Well-dying 웰다잉)도 한다. 책의 제목처럼 사람이 죽어서 어디로 돌아가는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3연)'하고 죽음을 담담하게 아름다운 시로 노래한 천상병 시인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