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이론: 자기의 삶으로 작업하기』
로런 포니에 지음 | 마티 | 2025년 출간
🌼 삶이 이론이 될 수 있을까?
"당신의 이야기가 이론이 될 수 있다면?"
이 물음에서 『자기이론』은 출발합니다.
이 책은 기존 이론의 권위와 경계를 허무는, 아주 근본적이면서도 급진적인 사유를 제시합니다.
저자 로런 포니에는 "이론은 누구의 것이며, 누구에 의해 정의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론을 오랫동안 유럽-백인-남성 중심의 지식권력으로 독점해온 구조를 흔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기’—몸으로 살아낸, 관계 속에서 발화하는 자기 자신—를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 주요 내용 요약
✦ 1장: 퍼포밍 칸트
칸트를 퍼포먼스로 풀어낸 개념미술가 에이드리언 파이퍼의 작업을 분석하며,
'이론'이 살아 있는 신진대사처럼, 예술과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 2장: 울지 마라, 이론이여
푸코나 라캉의 이론을 능숙히 다루는 것이 '지성'의 상징이 된 시대.
그러나 저자는 신체화된 경험이 담긴 예술을 통해, 삶 그 자체가 이론이 되는 길을 보여줍니다.
✦ 3장: 인용과 친밀성
‘인용’을 단지 참고의 도구가 아니라 관계적 실천으로 바라봅니다.
내 삶 속 타인들의 흔적을, 사랑과 연결, 책임의 윤리로 다시 읽어냅니다.
✦ 4장: 인용의 예술, 기억의 정치
시각예술에서 인용이 어떻게 퀴어 페미니스트적 기억을 소환하는지 조명합니다.
사라 아메드의 말처럼, “인용은 페미니스트적 기억이다.”
✦ 5장: 나는 고발한다
크리스 크라우스의 『아이 러브 딕』을 통해, 자기이론은 때때로 '폭로의 정치'가 될 수 있음을 논합니다.
#미투 운동과도 닿아 있는 이 장은, 말한다는 행위의 힘과 책임을 함께 묻습니다.
📌 자기이론이란 무엇인가?
자기이론(Autotheory)은 단순히 자서전적 글쓰기가 아닙니다.
삶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으로부터 이론을 길어올리는 시도입니다.
저자는 자기이론을 **“신체화된 경험 + 이론적 사유 + 예술적 실천”**으로 정의합니다.
이러한 자기이론은 다음과 같은 주체들에게 유효합니다:
- 기존 이론에서 배제되었던 여성, 유색인, 성소수자, 장애인
- 전통적 지식 담론으로 환원되지 않는 몸과 경험을 지닌 사람들
- 예술과 철학, 삶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창작자들
🌱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자기이론적 접근법
✔️ 자신의 일기나 에세이, 창작을 단순한 기록이 아닌 ‘의미의 구성’으로 바라보기
✔️ 내가 살아낸 사건이나 관계에 대해 사유하고 질문하기
✔️ 타인의 작업을 인용하면서도 ‘관계’로 다가가기: 경외, 존중, 재해석의 태도
✔️ 내가 쓴 글이 나와 누구를 연결하고, 무엇을 흔들고, 어떤 가능성을 열어주는지 돌아보기
💬 인상 깊은 문장 세 가지
-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쓰는 것과 더 큰 쟁점에 대해 쓰는 것 사이에 큰 차이를 만들지 않아요.” (매기 넬슨)
- “자기이론은 자기에게서 출현할 수는 있어도, 자기에 대한 이론은 아니다.”
- “인용은 페미니스트적 기억이다.” (사라 아메드)
🍂 감상
『자기이론』을 읽고 나면, 마치 자신의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가 과연 이론이 될 수 있을까?' 의심하던 나의 삶 한 조각이,
이 책을 통해 조용히 속삭입니다. "그래, 너의 이야기는 이론이 될 수 있어."
책은 결코 쉽게 읽히지 않지만, 그만큼 곱씹을 문장들이 넘쳐납니다.
특히 기존 학문의 권위에 균열을 내고, 삶의 목소리를 진지한 사유의 장으로 데려오는 점에서—
이 책은 창작자, 사유자,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마음속에서 작은 문장이 피어올랐어요.
“당신의 삶은, 누구보다도 강력한 문장이 될 수 있어요.”
그 문장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오늘도 당신의 이야기를 응원합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아르고호의 선원들』 – 매기 넬슨
- 『아이 러브 딕』 – 크리스 크라우스
-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 『읽다 쓰다 사랑하라』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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