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중에 누가 돼지갈비 사 주겠나: 포토보이스로 기록한 노년, 장애, 돌봄의 초상들』
– 김정석, 김남옥, 김본, 윤태영, 한지혜 지음 | 이매진 | 2025년 출간 –
📸 삶의 ‘주인공’이 직접 찍고 쓴 이야기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보면, 다소 유쾌한 농담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면 알게 됩니다. 이 문장은 한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에서 나왔습니다. “내가 죽고 나면, 우리 아이에게 돼지갈비를 사줄 사람이 있을까?”
『나중에 누가 돼지갈비 사 주겠나』는 이처럼 가볍지 않은 삶의 무게를, 사진과 이야기로 전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참여자 22명이 직접 사진을 찍고 글을 쓰거나 구술하여 만든 포토보이스 프로젝트 결과물입니다. 노년, 장애, 돌봄—사회에서 자주 보이지 않던 ‘그들’의 일상을, ‘그들’의 시선으로 담아냈습니다.
📚 주요 내용 요약
1부. 뒤도 돌아보고, 옆 사람도 보고, 하늘도 보고 – 노년과 삶
70대 노인의 일상이 담깁니다.
죽음을 마주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는 이야기.
‘늙어 간다’기보단 ‘익어 간다’는 말이 더욱 어울리는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라고 화장대에 써 붙인 그 노인의 한마디가 오랫동안 남습니다.
2부. 여여한 삶, 그리고 나 – 지체장애인의 시선
전동휠체어를 타고 길 위에서 살아가는 중년의 지체장애인들이 말합니다.
“공존을 꿈꾸며”, “반전 있는 삶”은 장애를 낭만적으로 그리는 말이 아닙니다.
이들이 겪는 불편과 고립, 그리고 희망이 담담하게 드러납니다.
3부. 언제나 짝사랑하듯 팔짱을 낀다 – 발달장애인의 엄마들
발달장애 성인을 키우는 어머니들의 고백입니다.
아이를 향한 사랑은 늘 ‘짝사랑’처럼 절절하고,
그 아이가 홀로 남게 될 미래는 상상만으로도 두렵습니다.
“실이 엉켰으니까 풀어야 되잖아요.” 어머니들의 삶은 바로 그 실타래와 같습니다.
4부. 내 미래를 향한 동행 – 요양보호사와 돌봄
‘귀의 역할도, 눈의 역할도’ 해내야 하는 요양보호사의 하루.
새벽에 일어나 낯선 집으로 향하는 동행자의 이야기입니다.
돌봄은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지속입니다.
✍️ 실천법: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
- 사진 찍기와 말 걸기
내 곁의 노인, 장애인, 돌봄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장의 사진을 찍어 보세요. 그리고 말을 걸어 보세요. “지금 어떠세요?” - 글쓰기 시작하기
이 책처럼 일상을 말과 글로 남겨 보세요. 중요한 건 글솜씨가 아니라 진심입니다. - 우리 동네를 다시 보기
장애인 휠체어가 지나다니기 힘든 도로, 노인이 휴식할 의자가 없는 거리. 이 책을 읽은 후 다시 본 길은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 관계 회복 시도하기
부모님, 조부모님, 혹은 보이지 않던 이웃과의 관계를 돌아보세요. “나중에 누가 돼지갈비 사 줄까?”라는 질문은 결국,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의 중요함을 되묻는 것이니까요.
💬 인상 깊은 문장
“늙어 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가는 것.”
“내 삶의 주인공은 나.”
“언제나 짝사랑하듯 팔짱을 낀다.”
💭 감상
이 책을 덮고 나면, 나의 일상도 다시 들여다보게 됩니다. ‘돌봄’과 ‘노년’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의 일이 아니라, 곧 나와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죠.
참여자들이 찍은 사진 한 장, 던진 말 한마디가 어쩌면 학술논문보다 훨씬 더 힘 있게 다가옵니다.
우리가 자주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 속 ‘그들’은, 사실 우리의 미래였습니다.
이 책은 말합니다. “우리는 지금, 뭉툭한 고드름처럼 조금 더 둥글어질 수 있다고.”
우리 모두는 언젠가 ‘돌봄을 받는 사람’이 되고, 지금은 누군가의 ‘돌봄을 주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나중에 누가 돼지갈비 사 주겠나』는 그런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그대를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오늘도 읽는 그대를 응원합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돌봄 인문학』 – 김찬호: 돌봄의 본질과 감정을 철학적으로 접근
-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 배수연: 요양병원의 현실을 조명한 르포
-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정세랑 외: 한국 사회에서 '정상성' 바깥의 삶을 다룬 에세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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