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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장의 대시(對詩)_[모두 별이 되어 내 몸에 들어왔다] 대시(對詩)에 대하여 다니카와 슌타로의 들어가는 말을 보면 둘이서 짓는 시를 일본에서는 '대시(對詩)'라고 부른답니다. 신경림 시인과 다니카와 슌타로 시인이 함께한 대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번역자인 요시카와 나기 씨를 중간에 두고 전자메일로 진행되었습니다. 닮지 않은 듯하며 닮은 두 거장이 주거니 받거니하며 써내려간 시는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아름다움의 정수입니다. '들어가는 말' -전략- 시는 자칫하면 모놀로그 비슷한 것이 되기 쉽습니다만, 대시는 좋든 싫든 간에 다이얼로그(dialogue)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혼자서는 떠오르지 않는 말이 타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뜻밖에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 대시나 연시의 활력은 바로 그런 점에서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국가 간의 관계가 순조롭지.. 2025. 4. 18.
시선이 머무는 곳_[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모든 사물의 상대적 진실 폴란드 그림책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그림책을 출간했고, 그 책들은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사람들에게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반이나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책 제목을 가리고 도서명을 유추하게 하면 간혹 책 제목과 같이 말하는 사람도 있고, 대다수는 '눈높이'를 말하기도 한다. 제목을 듣고는 긍정과 부정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도 한다. 저자는 아래의 글로 상대적인 이야기임을 알리고 그림과 설명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은 시간과 공간, 서로의 처지와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모든 사물의 상대적인 진실에 대해 말한다.' 시선이 머무는 곳누군가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많은 이야기가 펼쳐진.. 2025. 4. 17.
'너'의 짝꿍_[나] 나는 누구? [나]는 다니카와 순타로의 또 다른 책 [너]와 함께 보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나눌 수 있다. 2024년 11월,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다니카와 순타로는 집필에 있어 "인간 사회 속 개인이 아닌, 우주 속에 살아있는 자신으로서의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 이 책 [나] 역시 '우주인이 보는 나'까지 그려내고 있다. 우주인이 보는 나는 지구인이다. 지구인들은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있을까. 관계 속에서 보이는 나 이 책은 '나 / 남자 아이가 보면 여자아이'로 시작한다. 책의 구성은 왼쪽 대부분의 페이지에 유리라는 이름을 가진 '나'가 그려져 있고, 오른쪽은 '나'를 바라보는 세상 속의 많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아기, 오빠, 엄마, 아빠, 할.. 2025. 4. 17.
'나'가 있는 이유_[너] '나'라고 말하는 내가 있는 이유 일본의 국민시인 다니카와 순타로의 [너]는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잠시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고 마음속으로 답을 해보자.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슴없이 '나'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나'로 살기 위해서는 상대인 '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글 속에 표현된 '너' '오래전에 나는 엄마 배 속에 있었어. 하지만 지금 나는 나엄마는 엄마너라고 부르지 않아도 엄마도 너의 하나 아빠도 너의 하나오빠도 동생도 돌아가신 할머니도너의 하나 너 가득 있는 너' 아기가 자궁속에 있는 그림과 함께 이렇게 시작된 글은 '혼자 있을 때도나의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너'가 가득 있어'라고 말한다.. 2025. 4. 16.
동화 평론집_[거짓말하는 어른] 김지은 평론집 [거짓말하는 어른]은 동화작가이자 평론가인 김지은이 쓴 동화 평론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평론집이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나 싶었다. 내가 읽었거나 혹은 처음 대하는 작품들에 대해 읽으면서 미처 만나지 못한 세상을 접하는 듯 설레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좋은 동화가 많구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동화를 대하는 저자의 시선 저자는 동화작가와 어린이 독자, 작품 속에 그려진 세계, 또 우리 어린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과 다가올 미래까지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걱정하며 다독이고 있었다. 전략 좋은 동화는 감쪽같은 거짓말이다. 어른이 만들었지만 어른이 만들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어른이 지켜주고 있지만 어른이 간섭하지 않는 태평한 세계다. 어린이들은 이런 동화를 읽.. 2025. 4. 14.
한국 페미니즘 고전_[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의 목소리 행려병자로 객사한 나혜석, 우리가 알 듯이 그 삶의 끝은 고난과 좌절 그리고 불행으로 점철된다. 지역의 사찰에 다녀갔던 일화로 한번쯤 더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 앉게 되면서 그의 예술세계를 자세히 알고 싶던 차에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이라는 책을 만나게 됐다. 꼭 집어서 말하지 않더라도 글 속에는 작가의 사상과 가치관 등 작가의 모든 것이 담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성의 역사는 제대로 된 기록을 찾기 어려울 뿐더러 좀처럼 마음 놓고 만날 수 없었다. 다행히도 이 책에는 나혜석의 대표작 단편소설 를 비롯하여 논설, 수필, 인터뷰, 대담이 수록됐다. 나혜석의 작품 및 여타의 활동을 통해서 나혜석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가치있는 욕 이 세상의 변화는 많은 갈.. 2025. 4. 11.